“좋은 회사에 가면 끝일 줄 알았습니다”
— 전공자가 커리어 방향을 고민하게 되는 순간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만나면 비슷한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대기업에 가는 것이 좋을까요?”, “어떤 직무가 전망이 좋을까요?”, “대학원을 가는 것이 나을까요?”, “창업에 도전해보는 것이 나을까요?”
진로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질문들입니다.
저 역시 학부 시절에는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 학생 창업에 도전하기도 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된 저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결국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전공자가 그렇듯 “일단 취업하면 길이 보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졸업 후 현재도 가장 유망한 반도체 분야의 대기업 S사에 입사했을 때도 비슷한 마음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배우는 것은 많았고, 좋은 환경 속에서 훌륭한 동기와 선후배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점점 이런 질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업무를 잘 수행하는 것과 내가 어떤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는 생각보다 다른 문제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 팀장님의 모습이 내 10년 뒤 모습이라면 나는 정말 후회 없이 만족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생각보다 무거운 질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앞의 업무와 목표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됩니다.
취업 준비를 하다 보면 대부분 ‘어디로 갈 것인지’에 집중하게 됩니다.
대기업인가, 연구소인가, 대학원인가, 창업인가 같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해보면서 느낀 것은 이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왜 그 길을 선택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기계·전자 전공은 선택지가 매우 넓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로봇, 에너지, 제조, AI, 연구소 등 다양한 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지만 동시에 방향을 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전공자들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어떤 직무가 전망이 좋은지’ 또는 ‘어떤 기업이 더 좋은지’를 기준으로 선택을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싶은지, 그리고 조금 철학적인 질문이지만 내가 어떤 의미를 내 삶에 부여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과 질문들입니다.
저 역시 산업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기술을 ‘사용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분명 의미 있는 경험이었지만, 동시에 그 문제의 구조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주어진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기술이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기술이 전체 시스템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졌습니다.
이 고민 끝에 저는 한 번 방향을 수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안정적인 회사를 떠나 대기업 산학연계 장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원 과정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왜 안정적인 회사를 떠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저 스스로도 그 선택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 방향을 수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배움에는 시기가 중요하다는 믿음도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커리어는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설계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취업은 끝이 아니라 커리어의 출발점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것인지 계속해서 고민하게 됩니다.
전공자의 커리어는 크게 세 가지 트랙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트랙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트랙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산업 현장에서 시작했고, 석사 학위 취득 후 자동차 분야 임베디드 개발 연구를 경험했으며, 지금은 기술과 문제를 연결하는 관점까지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확신하게 된 것이 있습니다.
커리어는 한 번의 선택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수정해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걸어온 경험들은 마치 점묘화처럼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많은 전공자가 가장 고민하는 주제인 ‘학부 취업과 대학원 진학’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 선택은 단순히 어느 길이 더 좋은지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선택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본 칼럼은 3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편은 3월 30일 업로드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