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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리더를 만나다 4편: 명지대학교 반도체공학부 홍상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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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리더를 만나다.png

[이공계 리더를 만나다 1편: 인하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최리노 교수]

[이공계 리더를 만나다 2편: 인하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최리노 교수]

[이공계 리더를 만나다 3편: 명지대학교 반도체공학부 홍상진 교수]

[이공계 리더를 만나다 4편: 명지대학교 반도체공학부 홍상진 교수]

 

교수님 소개.png

 

 

 

반도체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기술 못지않게 중요해지는 것은 ‘사람’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태도로 일을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많은 이공계 학생들의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워라밸과 성장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따라온다.

 

홍상진 교수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진정성’과 ‘책임감’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한다. 스펙이나 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택한 일에 얼마나 몰입하고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으며, 성장의 과정에서는 일정 수준의 몰입이 필요하다는 그의 이야기는, 지금의 취준생들에게 현실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 변화하는 산업 속에서 결국 오래 살아남는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그 기준에 대해 홍상진 교수의 생각을 들어봤다.

 

 

본 인터뷰는 3편에서 이어집니다.

 

Q. 교수님의 연구 분야인 ‘반도체 공정진단’은 어떤 분야인가요?

쉽게 설명하면 ‘장비를 치료하는 의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반도체 장비는 굉장히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순히 “고장 났다”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실제로는 장비 전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특정 부품이나 요소에서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공정진단은 그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고, 더 나아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측해 대응하는 기술입니다.

즉,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고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장비가 항상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면서도 동시에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Q. 최근 들어 교수님의 연구가 대기업 AI 반도체에 활용된다는 소식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활용되고 있을까요?

공정진단은 본질적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입니다. 장비와 센서에서 나오는 데이터의 양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이를 사람이 직접 분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하게 됩니다.

저는 특히 하나의 AI 모델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개의 AI를 기능별로 나누어 구성하고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결합하는 방식을 연구해왔습니다. 각각의 AI가 특정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종합해 장비의 상태나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현재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점차 적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공정진단 기술의 핵심 방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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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진 교수는 공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AI 모델을 결합해 장비 상태와 이상을 진단하는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렛유인]

 

Q. 최근 HBM과 함께 패키징 기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HBM을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기존 기술의 연장선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메모리 중심의 첨단 패키징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 분야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요한 점은 기술 자체보다 ‘검증 기술’입니다. 3D로 칩을 쌓는 기술은 발전했지만, 그 과정에서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정확히 측정하고 판단하는 기술은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결국 앞으로는 “얼마나 잘 만들었는가” 보다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Q. 이번에는 질문의 성격을 조금 바꿔보겠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미국과 일본에서 연구를 경험하셨는데, 두 나라 간 연구 문화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미국은 굉장히 자유로운 환경이지만, 그만큼 결과에 대한 책임도 철저하게 개인에게 돌아옵니다.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자율성이 보장되지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환경을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한 번 맡은 일은 반드시 끝까지 책임져야 하고, 결과로 평가받는 구조가 명확합니다.

반면 일본은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한 번 시작한 연구를 끝까지 이어가는 ‘지속성’과 ‘진정성’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오랜 시간 쌓아가는 연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입니다.

이 두 가지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은, 결국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태도라는 것이었습니다.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와 꾸준히 이어가는 힘, 이 두 가지가 연구의 본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 말씀하신 것처럼 연구에서 태도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이런 관점에서 산업계가 원하는 인재와 학생들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 부분은 많은 학생들이 체감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기업은 ‘좋은 인재’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학생들은 자신이 투자한 노력에 대한 보상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두 입장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간극을 연결해주는 핵심 요소는 결국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진정성입니다.

 

Q. 기업은 어떻게 지원자의 ‘진정성’을 판단할까요?

진정성은 단기간에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해왔고, 어떤 고민을 했는지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학점이나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입니다. 선택의 흐름이 일관되어 있는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졌는지를 보면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합니다. 짧은 시간에 만들어낸 이야기나 포장된 경험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진짜 경험은 숨길 수 없고, 결국 과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살아남는 인재의 공통점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진정성과 책임감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반드시 성장하게 되고, 그런 사람은 조직에서도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능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지만,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혹시 교수님께서는 워라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즘 많은 분들이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충분히 공감합니다. 다만 저는 워라밸을 단순히 ‘시간의 분배’로만 이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일과 삶의 경계가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일이 곧 삶의 일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는 어느 정도의 몰입이 필요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자신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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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학교 반도체공학부 학생들이 클린룸 환경에서 반도체 공정 장비를 점검하며 실습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제공=렛유인]

 

Q.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이공계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많은 학생들이 확실한 답을 찾으려고 고민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을 돌아보면, 미래가 명확했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발 먼저 내딛는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민만 하는 것보다, 일단 움직여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경험해보고, 그 과정에서 방향을 수정해 나가는 것이 결국 더 빠른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에게 실패는 ‘망했다’가 아니라, 그 지점까지는 해봤다는 의미이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빨리 시도하고, 빨리 실패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택의 순간이 아니라, 그 이후의 태도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고, 꾸준히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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